지난 수요일, 우리 학교 강당에서 인형극 공연을 관람했다.
까만 배경 위에 올려진 토끼의 집과 무대 바깥쪽의 숲. ‘저기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마음이 설레었다.
아니나 다를까. 경쾌한 목소리로 등장한 귀여운 토끼, 뒤따라 나온 동물친구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커다란 늑대가 숲에서 뛰어나올 때에는 깜짝 놀라 정신이 없으면서도 정말 신이 났다. 저렇게 큰 늑대라니, 그리고 저기에서 뛰어나올 줄이야. 그것도 내가 있는 쪽으로!
인형극을 대할 때마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참 매력적이다. 저 무대 뒤에 있는 사람이 인형을 조종하고 소리도 낸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단 인형들이 무대에 들어서면 신비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인형극의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순수한 동심으로 이끄는 것일까?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함박웃음을 입에 담고 어떤 때에는 박장대소를 하며 인형들과 마음을 나누었다. 그 한 시간이 하루 종일 얼마나 나를 행복하게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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